Roland Garros, 9일차. 페더러, 기사회생

2009년 6월 1일 요약.

전날 이 대회에서 사상 최대의 이변, 라파엘 나달의 탈락이 있은 후, 그 후폭풍의 이변이 발생할 뻔 했습니다. 세계 2위이며, 나달의 탈락으로 무주공산이 된 프랑스 오픈 타이틀을 향해 (아마도) 가장 큰 의지를 불태우고 있을, 그리고 나달 탈락의 가장 큰 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는 로져 페더러(Roger Federer, 스위스)가 이날 경기에서 2세트를 먼저 빼앗기는 등, 그 역시 탈락의 위기에 몰렸으나 득유의 노련함으로 이후 세 세트를 모두 따 내 3-2로 승리하고 8강에 올랐습니다.

<2세트를 먼저 빼앗긴 후 기사회생한 로져 페더러>
페더러는 이로써 생애 첫 프랑스 오픈 우승을 통한 커리어 그랜드 슬램(Career Grand Slam: 생애 동안 네 개의 그랜드 슬램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 달성이라는 커다란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가장 최근에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룩한 선수는 미국의 "위대한" 안드레 아가씨(Andre Agassi)인데요, 그는 1999년 프랑스 오픈에서, 이 대회 11번 출전만에 첫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어 냈습니다. 당시 아가씨는 결승에서 Andrei Medvedev에게 두 세트를 먼저 빼앗긴 다음 역전 우승했네요. 공교롭게도 페더러도 이번 대회가 11번째 참가입니다. 지금껏 세 개의 서로 다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차지하고 나머지 하나의 결승에도 올랐던 이는 페더러를 포함해 모두 네 명입니다. 페더러는 이에 머물지 않고 통산 여섯 번째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자에 이름을 올리기를 희망하는 것이죠. 페더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를 희망해 왔으나 최근 3년간은 내내 이 대회 결승에서 나달을 만나 준우승에 머물면서 분루를 삼켜야만 했습니다.

나달이 탈락하고, 최근 자신에 대한 열세를 극복한 것처럼 보이던 죠코비치마저 3회전 탈락한 이 시점이 바로 페더러가 프랑스 오픈 타이틀을 차지할 최상의,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네요. 올 시즌 기량으로는 어쩌면 페더러의 결승 상대일 수 있는 앤디 머리(Andy Murray, 영국. 3위)가 물오른 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클레이코트에서의 적응력은 아직 미지수라 할 수 있습니다. 과연 페더러가 이번 대회 정상을 차지하며 작년 윔블던에서 나달에 패배하고 8월 이후 세계 1위 자리를 내 주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대회의 남아 있는 최대의 관심사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16번 시드인 스페인의 로브레도(Tommy Robredo)는 이틀 전 죠코비치를 3-0으로 돌려세워 화제가 되었던 독일의 콜슈라이버를 맞아 세트 스코어 3-1로 이기며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습니다. 로브레도는 현내 올시즌 클레이코트 최다승자입니다(25승 6패).

이 날 있었던 또 다른 경기에선 세계 5위인 델 뽀뜨로(Juan Martin del Potro, 아르헨티나)가 프랑스의 세계 9위 쏭가(Jo-Wilfried Tsonga)를 6-1, 6-7(5), 6-1, 6-4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습니다. 올해 만 20세의 델 뽀뜨로는 이제 대진에 남아 있는 선수 중 가장 어린 선수인데요, 작년 US 오픈에서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8강에 오른 적 있었습니다(Murray에 패배). 올해 초 호주 오픈에서도 8강에 올라 페더러에 패배한 바 있네요. 반면에 세계 6위인 미국의 앤디 라딕(Andy Roddick)은 세계 11위인, 이제는 프랑스의 유일한 희망이 된 몽피스(Gael Monfils)에게 세트 스코어 3-0으로 졌습니다. 하지만, 라딕에게도 소득은 있었는데요, 여타 강서버와 마찬가지로 라딕도 유독 프랑스 오픈에서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했었습니다. 지금껏 8번 출전하여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4회전(16강) 진출을 이루어 냈으니, 뭐 하나는 얻어간 셈이네요. 페더러 전의 세계 1위이기는 했지만 아직도 저력을 보여 주고 있는 그가 내년의 프랑스 오픈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내 줄지, 내년에도 지켜봐야 겠습니다~ ^^

by biSh | 2009/06/02 20:43 | Grand Slam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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