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mbledon 결승 결산: Federer의 재등극, Roddick의 재발견

음.. 블로그가 많이 늦었네요~ -.- 몇일 몸이 좀 좋지 않아서.. 아.. 그리고.. 게으르다 보니~ 흑~ ㅠ.ㅠ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이번 윔블던은 최종적으로 Roger Federer의 잔치로 끝났습니다. 이 결승에서의 승리 하나로 페더러는 그랜드 슬램 역대 최다 우승(15회, 종전 14회의 Pete Sampras)과 10개월 반만에 세계 1위 복귀라는 두 마리의 묵직한 토끼 사냥에 성공했습니다. 이 날 승리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는데요, 상대 전적 18승 2패로 앞서고 있던 미국의 라딕(Andy Roddick, 6위)를 맞아 세트 스코어 3-2, 그것도 마지막 세트는 16-14로 4시간 16분에 걸친 혈투 끝에 '겨우' 이겼으니까요.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에 답례하는 '황제' 페더러>
지난 2월 1일, 호주 오픈 결승에서 숙적 라파엘 나달에게 우승을 빼앗기고 눈물을 흘리던 그가, 반년 만에 온 몸 가득한 희열을 느꼈습니다. 저는 TV로는 못 보고 라디오 생중계를 듣고 있었는데, 우승이 확정 된 후 로져가 겅중겅중 뛰었다죠. 그런데, 해설자가 페더러가 이기고 저렇게 뛰며 좋아하는 걸 처음 본다고 하더군요. 뭐.. 지면 억울해서 울고, 이기면 좋다고 뛰고.. 순수한 걸까요? ^^

그런데 이번 윔블던을 통해 재발견된 선수가 있으니, 바로 페더러의 결승 상대였던 앤디 라딕입니다. 앤디 라딕이 누구입니까? 2003년 가을, 페더러가 세계 랭킹 1위를 하기 직전에 세계 1위였던 선수 아닙니까? 그해 9월 US 오픈을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지만, 그 해가 가기 전 페더러에게 세계 1위를 내어 주고 이른바 2인자의 삶을 살게 되었죠. 그 후 새롭게 등장한 라파엘 나달, 그리고 최근엔 죠코비치와 앤디 머리까지.. 라딕은 단지 2인자가 아니라 (선두 그룹이 아닌) 2위 그룹의 일원에 불과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페더러의 우승을 씁쓸하게 쳐다보며 축하하는 앤디 라딕>
그는 단지 강서브를 지닌, 그리고 그 외에는 그냥 평범한 한 선수가 되었죠. 그런 그가 지난 5월에 결혼을 하고, 유부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부인이 라딕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던 거지요. 그가 부인을 만난 후, 부인은 라딕을 격려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가능성을 믿어 주었죠. 결국 라딕은 작년(2008년) 말 자신의 개인 코치를 Larry Stefanki로 새로 선임합니다. 새 코치는 라딕에게 15 파운드의 감량을 주문했고, 라딕은 새로운 fitness와 함께 diet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번 윔블던에서 아주 잘 보여졌지요. Hewitt과의 멋진 경기에서 그가 이겼을 때에도 사람들은 단지 아직은 라딕이 휴잇보다 낫다고.. 그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준결승에서 Andy Murray를 이겼을 때, 더러는 아쉬워 하는 사람도 있었지요. 나달이 없는 상태에서 최고의 빅 매치로 예상되던 머리-페더러 경기가 무산된 데다가 라딕은 페더러에 절대 열세였으니까요. 그런데 결승을 보고 나서 사람들의 실망은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 준 두 선수에 대한 깊은 감사와 환호로 바뀌었습니다. 라딕이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단점들, 특히 백핸드 등이 많이 보완되었기 때문이죠. 라딕은 이렇게 만 27세의 나이에, 유부남이 된 후에 새롭게 성장기를 맞은 것입니다.

페더러가 라딕을 이기고 우승한 것은 무엇보다 페더러 그 자신이 잘 싸웠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브 에이스를 50개나 기록하면서 마지막 세트에서 자신의 서비스 게임 브레이크를 거의 원천봉쇄했지요. 그리고 그의 우승과 그로 인한 신기록은,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누구의 팬을 떠나 진심으로 축하할 일입니다.

하지만, 테니스 팬들은 또 하나의 기쁨을 얻었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전설이 되어 버리기엔 너무 젊은 두 선수, 페더러와 라딕을 이 날 경기를 통해 다시 얻었기 때문이죠. 페더러의 우승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이후 페더라와 라딕 뿐 아니라 머리와 죠코비치, 그리고 무엇보다 부활한(할?) 나달이 함께 이끌어 갈 멋진 테니스의 세계를 기대해 봅니다. 2009년 윔블던 끝.


(다음 윔블던까지는 지근 이 시간 현재 348일 21시간 30분 남았네요~ ^^)



by biSh | 2009/07/07 22:27 | Grand Slams | 트랙백 | 덧글(0)

Wimbledon, 9일차: Godd-Bye, Djoker!

2009년 7월 1일 경기 요약.

대회 9일째에 벌어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부 8강전이 열린 이 날, 대부분 상위 랭커들이 하위 랭커를 이기고 4강에 진입했습니다만, 랭킹 4위인 세르비아의 노박 죠코비치(Novak Djokovic, 해외에서는 그를 Djoker라는 애칭으로도 부른다)가 안타깝게도 대회 24번 시드인 독일의 토미 하스(Tommy Haas)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습니다. 지난 블로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두 선수는 바로 직전 대회인 독일의 Halle 대회 결승에서 만나, 그 때에도 하스가 이겼었는데요, 그 때의 승리가 하스에게 어제 경기에 있어서도 더욱 자신감을 주었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올해 나이 만 31세의 토미 하스. 그의 자글자글한 주름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테니스 선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인 만 31세의 하스는 이 날 승리로 대회 4강에 오르면서 준결승에서 세계 2위, 로져 페더러(Roger Federer)를 만나게 됐습니다. 로져 페더러는 이 날 크로아티아의 장신(2m 8cm) 선수인 이보 카를로비치(Ivo Karlovic)를 맞아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기고 준결승에 올랐네요. 피트 샘프러스와 현재 그랜드 슬램 총 14회 우승으로 공동 최다 우승자인 페더러는 이 대회를 통해 단독 최다 우승자로서의 이름을 남김과 동시에 세계 랭킹 1위 복귀도 함께 노리고 있습니다. 잔디 위의 최강자 소리를 듣는 페더러에게, 게다가 숙적 라파엘 나달(Rafael Nadal, 1위. 스페인)도 없는 상태에서, 그의 이러한 바람들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네요.

그의 강력한 결승 상대로 예상되는 세계 3위 앤디 머리(Andy Murray, 영국) 역시 스페인의 와일드 카드 페레로(Juan Carlos Ferrero)를 맞아 1시간 43분 만에 3-0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두고 자신의 첫 윔블던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영국 홈 팬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머리는 1938년 Henry Austin 이후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에 오르는 영국인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영국인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1936년의 Fred Perry라고 하니까요, 그의 우승을 바라는 영국인들의 기대가 얼마나 클지 짐작할 만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박지성, 김연아 선수에게 바라는 것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윔블던은 그들 영국인 자존심의 한 가운데에 있는 대회 아닙니까.

앤디 머리는 일단 준결승을 넘어야 하는데요, 그의 준결승 상대는 같은 날 호주의 휴잇(Lleyton Hewitt)을 물리친 미국의 앤디 라딕(Andy Roddick)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라딕은 이 날 접전일 거라는 (저의) 예상과 같이 휴잇과 5세트까지 가는 경기를 펼친 끝에 승리했는데요, 이로써 준결승 중의 하나는 "쌍앤디" 대결이 성사되었네요~ ^^ 라딕은 세 시간 50분에 걸친 이 날의 역사적인 경기에서 43개의 에이스를 포함해 78개의 winner를 날리며 승리했네요. 그가 과연 2003년 US 오픈 우승 후 다시 한 번 그랜드 슬램 트로피를 들어 올릴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한편, 작년 왼쪽 hip 수술을 받고 6개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휴잇은 이날 경기 후 자신이 아직도 훌륭한 선수들과 5세트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과, 자신이 아직도 더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절반의 기쁨을 표시했습니다.


이로써 20009년 윔블던 남자부 준결승은 앤디 머리 - 앤디 라딕; 로져 페더러 - 토미 하스의 대결로 압축이 됐네요.

한편, 전날 있었던 여자부 8강 경기에서는 대회 1,2,3,4번 시드의 선수가 모두 승리하여 4강이 대회 1-4번 시드의 선수들로 채워지는 진기록을 연출했는데요, 여자부 경기는 오늘 디나라 사피나 - 비너스 윌리엄스; 엘레나 데멘톄바 - 서리나 윌리엄스의 준결승전이 펼쳐집니다.



by biSh | 2009/07/02 19:47 | Grand Slams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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